쓰기를 시켜보려다 첫 줄에서 멈춘 경험이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무엇을 쓰라고 해야 할지 부모도 막막해집니다.
분량과 소재만 정리해두면 생각보다 쉽게 굴러갑니다. 처음 몇 주를 어떻게 잡을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세 줄이면 충분합니다
한 페이지를 채우라고 하면 대부분 첫날에 지칩니다. 세 줄만 쓰기로 정하면 부담이 확 줄어듭니다.
짧게라도 매일 이어간 아이가 몰아서 길게 쓴 아이보다 오래 갑니다. 길이는 나중에 저절로 늘어납니다.
소재는 어제 있었던 일로
상상해서 쓰라고 하면 우리말로도 어렵습니다. 실제로 겪은 일을 쓰면 재료를 찾느라 헤매지 않습니다.
먹은 음식이나 만난 사람처럼 구체적인 소재가 좋습니다. 쓸 말이 정해져 있어야 문장이 나옵니다.
말한 다음에 씁니다
머릿속으로 문장을 만들면서 동시에 손으로 옮기려니 막힙니다. 먼저 입으로 말해보고 그것을 적는 순서가 훨씬 수월합니다.
말할 수 있는 문장이 곧 쓸 수 있는 문장입니다. 말하기가 앞서 있으면 쓰기는 뒤따라옵니다.
맞춤법은 나중에 봅니다
철자를 그 자리에서 잡으면 아이는 확실한 단어만 골라 씁니다. 모험을 하지 않으니 문장도 늘 비슷해집니다.
내용을 다 쓴 뒤 마지막에 두세 가지만 짚어주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전부 고치려 들면 다음 날 공책을 펴지 않습니다.
읽어주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아무도 읽지 않는 글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저녁에 한 번 읽고 한 마디 반응해 주시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평가가 아니라 관심이어야 합니다. 잘 썼는지보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반응이 아이를 움직입니다.
수업에서 이어받는 구조
혼자 쓴 글이 방치되면 틀린 형태가 그대로 굳습니다. 주 1회라도 함께 보는 사람이 있으면 다릅니다.
방문영어 수업에서 그 주에 쓴 일기를 소재로 대화를 이어가면 쓰기와 말하기가 동시에 굴러갑니다.
공책보다 형식이 중요합니다
날짜와 날씨를 먼저 적는 틀을 만들어두면 시작이 쉬워집니다. 매번 빈 종이를 마주하는 것보다 훨씬 부담이 적습니다.
그림을 함께 그리게 해도 좋습니다. 어린 아이일수록 그림이 문장을 끌어냅니다.
분량이 늘어나는 시점
세 줄이 익숙해지면 아이가 알아서 네 줄, 다섯 줄로 넘어갑니다. 억지로 늘리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벌어집니다.
이때 접속 표현을 하나씩 알려주면 문장이 이어지기 시작합니다.
멈춘 날을 문제 삼지 않습니다
며칠 빠뜨렸다고 처음으로 되돌아갈 이유는 없습니다. 그다음 날 그냥 이어 쓰면 됩니다.
완벽하게 채우려다 그만두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빈칸이 있어도 공책이 이어지는 편이 낫습니다.
일기는 실력을 보여주는 자료가 아니라 문장을 만들어보는 연습장입니다. 그 정도로 여기시면 아이도 편하게 펼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