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치르던 단어 시험을 그만둔 가정의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처음에는 불안했는데 몇 달 뒤 오히려 어휘가 늘었다는 후기가 많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그리고 무엇으로 대체해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외운 단어는 왜 사라질까
시험을 위해 담아둔 정보는 시험이 끝나면 함께 빠져나갑니다. 쓸 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대화에서 한 번이라도 써본 단어는 오래 남습니다. 사용한 기억이 함께 붙어 있어서 그렇습니다.
점수가 만드는 부작용
틀린 개수로 평가받으면 아이는 실수를 피하는 쪽으로 움직입니다. 새 단어를 시도하기보다 확실한 것만 붙잡습니다.
어휘를 넓히려면 모르는 말을 겪어봐야 하는데 그 기회가 줄어드는 셈입니다.
대체할 방법이 있어야 합니다
시험만 없애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물론 어휘는 자라지 않습니다. 다른 확인 장치가 필요합니다.
그 주에 다룬 단어를 넣어 문장을 말해보게 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점수는 없지만 확인은 확실히 됩니다.
덩어리로 익히기
단어 하나만 떼어 외우면 어디에 붙여 써야 할지 모릅니다. 자주 함께 다니는 짝을 통째로 담아두는 편이 낫습니다.
동사와 명사가 붙은 표현을 그대로 익히면 말할 때 조합을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간격을 두고 다시 만납니다
하루에 몰아 되뇌는 것보다 며칠 뒤 우연히 다시 부딪히는 쪽이 오래 남습니다. 가물가물해질 무렵 마주치는 것이 요령입니다.
수업마다 지난주 표현을 슬쩍 끼워 넣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 도울 수 있는 일
목록을 들고 검사하는 대신 그 말이 쓰일 자리를 만들어주십시오. 저녁 준비나 산책길에 툭 얹으면 자연스럽습니다.
검사하려는 자리가 아니라 써보게 하려는 자리라고 여기시면 됩니다.
읽은 자료에서 뽑아냅니다
낯선 목록보다 그 주에 읽은 글에 나온 단어를 정리하는 편이 회수율이 높습니다. 맥락이 함께 남기 때문입니다.
일주일에 열 개면 충분합니다. 개수를 늘릴수록 남는 비율은 오히려 떨어집니다.
어원과 접사는 나중에
규칙이 눈에 들어오면 처음 보는 단어도 어림잡을 수 있습니다. 다만 밑바탕이 어느 정도 깔린 뒤라야 이 방법이 통합니다.
어린 나이에 접두사와 접미사를 먼저 들이밀면 짐만 늘어납니다. 다룰 때를 아이 상태에 맞춰 고르시면 됩니다.
불안이 남는다면
그래도 확인 없이 두는 것이 불안하시다면 한 달에 한 번 정도로 간격을 넓혀보십시오. 매주 치르는 것과는 부담이 전혀 다릅니다.
결과가 나쁘더라도 혼내지 않기로 미리 약속해 두시면 아이도 담담하게 받아들입니다.
학교 시험이 걱정되신다면 그 범위만 따로 챙기는 방법도 있습니다. 평소 학습과 시험 대비를 분리해 두면 양쪽 모두 편해집니다.
어휘는 쌓아두는 창고가 아니라 굴러다니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꺼내 쓰는 자리를 만들어주는 쪽이 결국 더 많이 남습니다.
